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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주인칼럼

집들도 진화한다. 미래의 내 집, 미리 떠나볼까?

NEW 집들도 진화한다. 미래의 내 집, 미리 떠나볼까?

  • 박성숙
  • 2008-07-16
  • 47041

인류는 과거 몇 천 년 동안 움집을 짓고 살아왔고, 현재와 같은 아파트가 보편화된 것도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.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과 의식의 변화로 주택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는 현재의 주택과는 판이하게 다른 주택이 선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. 필자가 예견하고 있는 미래주택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는 환경친화이다. 어떤 석학은 미래의 3대 핵심 테마를 환경, 정보, 바이오로 예견하고 있는데 그 중에 제일은 환경이라 했다. 그만큼 환경과 친화하는 주택은 날이 갈수록 중요한 테마가 될 것이다.

  자연을 생각하는 집, 자연이 숨쉬는 집으로

  태양열과 지열 등으로 냉난방을, 풍력발전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해결하여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에너지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주택이 등장할 것이다. 외국에서는 이미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실험주택까지 건설되어 있다. 독일의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에 건설된 ‘헬리오트롭’이라는 태양열주택은 태양의 고도와 회전에 따라 주택이 회전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주택에 필요한 대부분의 에너지를 태양열로 해결하고 있다. 또한 빗물을 낭비하지 않고 간단한 처리과정을 통하여 화장실 세정수, 조경 및 청소용수로 활용함은 물론 저류지를 조성하여 수생생물 서식처를 제공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. 한편 골칫거리인 음식물 쓰레기도 재활용을 통해 자원으로 재순환될 것이다. 주택자재도 기존 폐자재의 재활용을 통해 천연자원의 채굴을 최소화하게 된다. 이와 같이 환경친화주택은 지구환경문제의 해결에 기여하고 자연친화적인 주거문화를 만들어내는 첨병역할을 할 것이다. 

  둘리와 함께 칫솔질하는 욕실

  미래주택의 또 다른 화두는 자동화·정보화로, 요즘 회자되고 있는 유비쿼터스화이다.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주거생활과 관련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. 몇 가지 예를 들면 요즈음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새집증후군에 대처하여 유해가스 배출을 억제하고 실내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쾌적한 실내 환경 자동조절시스템이 미래주택에는 기본 장치로 실현될 것이다. 또 헬스케어시스템으로 집안에서 원하는 시간에 자동적으로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으며, 병원과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. 거실이나 안방에 홈미디어 서비스가 보급되어 극장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. 욕실에는 매직미러가 설치되어 아이들이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재미있게 치솟질 하며, 어른들은 아침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매직미러 스크린을 통해 구독하게 될 것이다. 한 가지 더 예를 들면 자동택배관리시스템으로 집안에 사람이 없이도 택배물건을 자동적으로 수납하는 시스템이다. 즉, 입주자가 외출했을 때 택배 배달원이 가정을 방문해서 초인종을 누르면 입주자의 핸드폰이나 PDA로 택배직원과 화상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되고, 현관의 수납벽이 자동으로 개방되어 각 배송물이 보관실에 보관되는 것이다.

  바뀌는 주거 문화, 공동체 문화의 회복도 가져올 것

  마지막, 미래주택의 화두로 들고 싶은 것은 주택의 다양화이다. 지금은 아파트 위주로 비교적 유사한 평면에서 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주택의 형식도 다양화되고, 모두가 아이덴티티 있는 주택에 살게 될 것이다. 지금과 같이 몇 백, 몇 천 세대의 단지들이 토끼장과 같이 똑같은 평면과 인테리어로 설계되고 시공되는 것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다. 미래에는 거주자가 직접 설계하는 주택(You Make House)과 가족구성과 취향에 맞게 수시로 평면구조를 바꿀 수 있는 주택이 등장할 것이다. 따라서 정원, 마당, 홈파티 공간, 극장, 휘트니스룸, 작업장 등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고, 내부공간은 자유평면이 실현되어 주말, 명절에는 모든 벽을 열어 온 가족, 친지들이 파티를 열 수 있고, 아이들의 성장에 따라 방의 갯수, 방 크기 등 내부구조를 마음대로 바꾸면서 살 수 있게 될 것이다. 이를 위해서 기존주택의 굴레를 벗어버릴 새로운 계획 및 구조, 설비기술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. 결국 미래주택은 관련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상실해 왔던 인류공통의 중요한 가치인 자연, 환경, 공동체, 문화, 다양성을 회복하고 확충해가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.